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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디오랩 M-DAC - 일신한 모습으로 범접할 수 없는 퍼포먼스를 구현하다

By Fullrange date 13-09-24 20:07 1 9,519




 

 



The Story of Series 8000



높이 형성되어 있는 하이파이 제품들의 가격과 불편한 호환성에 대해 불만을 갖던 두 대학생은 1983년 작은 오디오 회사 하나를 설립하게 된다. 이들이 처음으로 제작한 것은 저렴한 가격에 사용하기 간편한 한 인티앰프였는데, 이 인티앰프는 충실한 성능과 가격을 상회하는 소리로 영국, 그리고 나아가 전 세계적인 호응을 얻게 되고,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이들은 같은 이름의 프리, 파워, 모노블럭 파워앰프, CD플레이어, 튜너, 그리고 D/A컨버터까지 제작하기에 이른다. 바로 필립 스위프트(Philip Swift)와 데렉 스코틀랜드(Derek Scotland)가 설립한 오디오랩(Audiolab)과 그들의 기념비적인 라인업 8000 시리즈의 스토리다.

1998년에 태그 맥라렌(TAG McLaren)에 인수되면서 잠시 그 방향성을 잃기도 했지만 2004년 IAG로 이전하며 지나치게 확대되었던 라인업을 다시 대폭 축소하고 과거 오디오랩 특유의 고전적인 디자인으로 회귀하면서 오디오랩은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들이 추구하던 방향 즉, ‘합리적인 가격에 가격을 상회하는 성능, 그리고 기술적으로 잘 만든 기기를 생산해내는 것’을 다시금 좇을 수 있게 된듯했다. 그 과정에서 2005년에 8000 시리즈의 리바이벌이라 할 수 있는 8000S와 8000CD라는 이름의 인티앰프와 CD플레이어가 발매되었는데, 이 또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오디오랩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인식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지만, 태그 맥라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과거의 유명세만으로 재흥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디오랩에게는 이른바 강력한 전환점이 필요했다.







Not Revival. Return & Rebirth



5년여간의 개발 기간과 치밀한 준비를 거쳐 오디오랩은 신제품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그 시작점은 공교롭게도 또 다시 인티앰프였는데, 마치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듯 모델명도 과거 8000A를 계승하는 듯한 8200A였다. 뒤이어 8200A와 세트로 구성할 수 있는 8200CD가 출시되면서 8200 시리즈는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러한 선전에 힘입어 현재는 과거 8000시리즈가 그랬듯, 8200A, 8200AP, 8200CD, 8200Q, 8200DQ, 8200M, 8200MB, 8200P, 8200Q, 8200T, 8200X7까지 총 11개의 다양한 모델들을 쏟아내며 과거 8000 시리즈에 버금가는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오디오랩이 오디오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인정을 받는데 큰 기여를 했던 즉, 기폭제 역할을 했던 모델은 의심의 여지없이 8200CD였다고 할 수 있다. 그 성공 신화의 이면에는 오디오랩 제품만이 아니라 1990년대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핑크 트라이앵글(Pink Triangle)의 DaCapo나 캠브리지 오디오의 DacMagic 제작에 관여했던 존 웨스트레이크(John Westlake)라는 걸출한 디지털 전문가가 있었는데, 최근 스마트하고 통합된 제품을 선호하는 시장의 흐름과 요구에 따라 그가 설계한 제품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이 글에서 다룰 M-DAC이다.

M-DAC는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지만 해외에서는 2011년 말 즈음에 출시된 모델로, 단순 스펙만을 본다면 최근 국내에서 뜨거운 주제인 DSD 지원도, 높은 비트레이트 재생도 되지 않는 어찌 보면 평범해 보이는 모델로 보인다. 하지만 해외에서 발매 초기인 2011년 하반기에는 물론, 그로부터 거의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해외 유수의 웹진과 매거진에서 지속적으로 올해의 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엄청나게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매우 큰 호기심을 안고 이 모델에 대해 알아보았다.





 

 

Design

 


먼저 외관을 살펴보면 기존 8200 시리즈 대비 사이즈는 작아졌지만 전면의 타원형 전원 버튼과 나머지 버튼들의 배치, 알루미늄 섀시의 재질 및 마감 등에서 8000시리즈부터 계승되어온 말끔하고 질리지 않는 오디오랩의 전형적인 디자인 컨셉을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 생산을 추구하는 만큼 섀시의 두께가 매우 두껍거나 재질 하나하나가 고급스러운 편은 아니지만 유격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야무진 마감에서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뽑아내고자 했던 노력의 흔적이 엿보이고 결코 그 퀄리티가 낮지 않음을 알 수 있다.







Digital Input & DAC chip


후면을 살펴보면 디지털 입•출력의 경우, 24-bit/96kHz까지 지원하는 비동기식 USB 2.0 입력 1개와 2개의 광(Optical) 입력, 그리고 24-bit/192kHz까지 지원하는 동축(Coaxial) 입력 2개와 광과 동축 각각 1개씩의 출력단을 제공하고 있어 입•출력단의 종류와 개수에 있어서는 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내장되어 있는 DAC 칩은 놀랍게도 ESS사의 Sabre32 9018인데, 이 칩셋은 32-bit/84.672MHz까지 지원하는 칩으로 과거 매킨토시 MCD500, Weiss DAC202등을 비롯해 많은 하이엔드 업체들에서 플래그쉽 모델에만 채택할 정도로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DAC 칩셋이며 DSD 또한 완벽하게 지원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오라릭 베가(Auralic Vega), 그리고 국내 출시를 앞둔 노스스타의 신제품 엑셀시오(Excelsio)와 슈프리모(Supremo) 등에도 사용되는 칩셋이다.

하지만 M-DAC의 경우, 출시 년도가 2011년인 탓에 Sabre32 9018 칩셋이 제공하는 높은 비트레이트 수치를 온전히 활용하지 못 하고 동축을 제외한 입력단의 샘플레이트가 92kHz라는 점은 아쉽긴 하나, 입력되는 모든 디지털 신호를 84.672MHz로 업/오버샘플링 처리를 하고 Sabre32 칩의 특장점 중 하나인 다양한 필터를 제공한다는 점은 매우 독특할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여전히 경쟁력 있는 부분으로 생각된다.



 



 

7 User Selectable Digital Filters


위에 언급했다시피 Sabre32 DAC 칩에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필터가 내장되어 있는데 존 웨스트레이크는 사용자가 응답 특성과 음색 성향이 각기 다른 총 7가지 필터 타입을 선택할 수 있게 해서 각자의 기호에 맞게 튜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위 이미지 파일의 우측에 첨부한 그래프는 존 웨스트레이크가 직접 운영하는 핑크피시미디어(www.pinkfishmedia.net) 에서 가져온 것으로 필터 간의 응답 특성에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다.





 

Analogue Output & Amplifier


아날로그 출력은 흥미롭게도 RCA(언밸런스드)와 더불어 XLR(밸런스드)도 제공하는데, 이는 이 가격대 제품들에서는 매우 드문 것으로 단순 구색을 갖추기 위해 출력 단자만 탑재해 놓은 것이 아니라 회로 자체를 트루 밸런스드(True Balanced)방식에 별도의 OPAMP를 사용하지 않은 순수한 풀 디스크리트(Fully discrete) 구성의 Class A J-FET로 설계했다. 마침 XLR 케이블이 없어 비교 테스트는 해보지 못했지만 스펙 상으로는 XLR로 연결 시 RCA 출력 대비 비단 출력 볼륨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고조파 왜곡(Harmonic Distortion)과 채널 분리도에 영향을 주는 크로스토크(Crosstalk)의 수치가 확연히 낮아지고 다이내믹 레인지(Dynamic Range)가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아날로그 출력은 가급적 XLR로 연결하길 권장하며, 아울러 이러한 설계 방식으로 인해 프리 및 헤드폰 앰프로서도 출중한 성능을 내줄 것으로 기대된다.  







Control & Display

전면으로 넘어가보면 가장 먼저 중앙에 장착된 컨트롤 노브가 눈에 띈다. 이 컨트롤 노브를 통해 1dB 단위로 볼륨 및 디지털 레벨 조정, 메뉴 상의 이동 등이 가능한데, 이미 프리앰프를 사용 중이라면 필요 없겠지만 아날로그 출력 회로가 충실하게 구성되어 있는 바, 시스템을 간소하게 운영하고자 하거나 큰 출력이 필요치 않은 헤드폰 유저라면 굳이 별도의 프리앰프 없이도 불만 없는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전면 좌측에 위치한 2.7인치 OLED 디스플레이는 볼륨이나 입•출력은 물론, 샘플링 레이트, 입•출력 레벨을 비롯 S/PDIF를 통해 수신된 CD 및 DVD의 트랙과 시간 등 다양한 정보를 출력해준다. M-DAC은 이 가격대 D/A컨버터에서는 흔치 않게 리모컨이 기본으로 제공되는데, 방금 언급한 기능들은 모두 리모컨을 통해 원거리에서 제어가 가능하며, 리모컨의 재질은 예상할 수 있다시피 플라스틱이지만 기기와 마찬가지로 말끔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조잡하거나 저렴한 느낌 없이 편리함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되짚어볼 만한 요소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기능적인 설명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이 즈음에서 줄이고자 한다. 짧게 정리해보자면, M-DAC은 기본적으로는 Sabre32 9018이라는 매우 고성능 DAC 칩에 기반하는 D/A컨버터로서 1992년에 발매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던 8000DAC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근 스마트하고 통합된 제품들을 선호하는 시장의 요구와 흐름에 부합하기 위해 단독 D/A컨버터에서 벗어나 이 가격대에서는 극히 드문 트루 밸런스드 방식에 풀 디스크리트 구성의 Class A J-Fet 회로로 설계해 출중한 성능에 기능 상으로도 부족함 없는 헤드폰 앰프와 프리앰프 기능까지 지원하는 제품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실제로 DAC 모드와 프리앰프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실 이러한 형식의 제품들은 더 이상 새삼스러울 게 없을 정도로 이제는 보편화되어 가는 추세인데, 위에서 언급한 것들 외에도 내부 곳곳에 위치한 풍부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필터링과 지터 감쇠 등 이 정도 가격에서는 쉽사리 생각하지 못할 정도의 물량 투입과 다양한 기능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Listening

위에서 언급한 부분들이 음질과 음색으로는 어떻게 구현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본격적으로 청음에 임했다. 청음은 약 6평 정도의 전용 청음룸에서 이루어 졌으며 매칭에는 펜오디오 Sara 톨보이 스피커와 코플랜드 CTA405 진공관 인티앰프가 사용되었고 인터커넥터는 RCA를 사용했음을 밝힌다.







Alanis Morissette의 앨범 [Jagged Little Pill]에 수록되어 있는 곡 'Ironic'을 들어보면 전주의 어쿠스틱 기타 소리와 알라니스의 허밍이 마치 실연처럼 디테일하게 들려 고개를 들어보게 된다. 최근 많은 D/A컨버터들이 그렇듯 굉장히 클리어하고 디테일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드럼과 베이스, 그리고 일렉 기타가 추가되는 후렴에 이르러서도 폭발적인 느낌을 부족함 없이 잘 표현해주는 건 칭찬할만한 점이다. 이 정도 가격대의 제품들이 으레 선명도만 내세울 뿐 밸런스가 잘 맞지 않거나 정보량이 부족하거나 뎁스가 얕거나 스테이징 부분에서 부족함을 나타내거나 하는 등의 단점을 드러내는 것과는 달리 딱히 꼬집을만한 단점을 찾기가 어렵다. 음색 상 별 다른 착색없이 퓨어한 느낌을 준다는 게 유일한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







혹시 별 다른 착색이 없어 보컬 곡에서는 심심하지 않을까 싶어 Jacintha의 [Here’s To Ben]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Georgea on My Mind'를 들어본다. 부드럽거나 농밀한 느낌 보다는 날이 선듯한 선명함과 디테일한 표현으로 인해 그녀의 목소리에 내재되어 있는 촉촉함과 생동감, 그리고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음색이 메마르거나 온도감이 지나치게 낮거나 자연스러운 배음을 배제한 성향이었다면 느끼기 어려웠을 부분들로, 뮤지컬리티를 장점으로 내세우는 성향은 분명 아니지만 부족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번에는 분위기를 바꿔 Michael Jackson의 'Thriller'를 들어본다. 빠른 비트의 곡에서는 어떤 소리를 내줄지 알아보기 위해 선정했는데, 도입부의 "끼~익" 거리며 문 열리는 소리와 바람 소리, 그리고 발자국 소리에 흠칫 놀란다. 높은 선명도와 디테일함은 아무리 칭찬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이 제품의 가장 특기할만한 장점이다. 전주가 지나가고 본격적으로 강력한 비트를 느낄 수 있는 절(Verse)부분에 다다르자 제법 또렷한 윤곽감과 민첩한 반응속도가 느껴진다. 전개는 약간 적극적으로 펼쳐지는데 또렷한 윤곽감과 적절한 정보량을 지닌 음들이 디테일하게 표현되며 맥이 분명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무대의 크기는 과장되거나 협소하지 않고 매우 모범적인 크기로 형성되지만 약간 포워딩한 느낌이고 각 악기와 보컬의 정위는 매우 정확한 편이다.

 



 

Conclusion

리뷰를 작성하는 데에는 자료 리서치와 여러 번의 청음, 그리고 작문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어느 하나 빠짐 없이 중요한 만큼 가끔은 지루하기도 하고 때로는 고되기도 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디오랩 M-DAC의 경우, 자료를 찾아보고 알아가면서 이 가격에 이렇게 많은 기능과 물량투입이 가능함에 놀라고, 청음을 하면서는 가격을 상회하는 사운드와 뛰어난 성능에 감탄하고, 마지막으로 글을 쓰면서는 어떻게 좋게 포장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느낀 바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제품이었다.

가격을 상회하는 성능으로 해당 가격대에 대한 기대치를 허물어뜨리는 제품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M-DAC은 견고할 것만 같던 중급 D/A컨버터를 위협할만한 성능은 물론, 매우 디테일하고 청명한 음색, 그리고 출중한 프리앰프와 헤드폰앰프 기능까지 갖췄다. 소유하고 있는 시스템의 소리가 다소 피곤하거나 부드럽고 두툼하며 농밀한 음색 성향을 선호하는 이가 아니라면 단독 D/A컨버터로서는 물론, 헤드폰앰프로도 더할나위 없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서 오디오랩은 일신한 모습으로 다시금 입문형 시장의 최강자 중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Specification;

 


 Contact : 소비코
http://www.sovi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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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
  • 핑키2

    14-03-04 08:39

    DSD 지원 버젼이 어서 나왔으면 좋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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